기울어진 천장 아래, 비워 두던 다락이 수납장이 되다

정호진
2026.09.29

경사진 다락, 그냥 비워 두고 계신가요? 천장이 기울어져 있으면 가구 놓을 자리가 애매해서, 어느새 빈 공간으로 남겨 두게 되는 경우가 참 많아요.

그런데 그 공간, 조금만 시선을 바꾸면 든든한 수납장이 될 수 있어요. 오늘은 이케아 칼락스로 경사진 다락을 채운 이야기를 들려 드릴게요.

좋은 가구는 공간을 채우는 가구가 아니라, 공간의 가능성을 넓혀 주는 가구일지도 모릅니다.

제이엘건축사사무소, JLarchiving 「다락수납 아이디어」 편

Chapter 1.
높이가 제각각인 천장 아래, 가구는 어디에 둘까요

경사진 천장 아래 공간은 높이가 일정하지 않아요. 그래서 일반 가구를 배치하기가 어렵고, 높은 붙박이장을 설치하기도 쉽지 않죠.

경사진 천장 아래, 가구를 어떻게 놓을지 막막한 다락의 모습을 그린 스케치. ©제이엘건축사사무소
경사진 천장 아래, 가구를 어떻게 놓을지 막막한 다락의 모습을 그린 스케치. ©제이엘건축사사무소

그렇다고 비워 두기에는 너무 아까운 공간이에요. 낮은 곳도 높은 곳도 결국은 우리 집의 소중한 면적이니까요.

Chapter 2.
답은 ‘모듈’에 있었어요

높이가 일정한 가구 하나로 경사진 공간을 채우는 대신, 서로 다른 크기의 모듈을 조합해서 공간에 맞춰 배치해 보기로 했어요.

서로 다른 크기의 모듈을 경사진 천장을 따라 쌓아 올린 스케치. ©제이엘건축사사무소
서로 다른 크기의 모듈을 경사진 천장을 따라 쌓아 올린 스케치. ©제이엘건축사사무소

천장을 따라 가구의 높이가 자연스럽게 달라지니까, 버려질 뻔한 다락 공간이 수납공간으로 살아났어요. 저희가 선택한 모듈은 이케아의 수납가구 ‘칼락스’예요.

이케아 칼락스 수납장. 출처: 이케아 홈페이지
이케아 칼락스 수납장. 출처: 이케아 홈페이지

Chapter 3.
칼락스, 크기부터 공부해 봤어요

칼락스는 칸의 수에 따라 크기가 여러 가지예요. 5×5, 4×4, 3×4, 2×4, 3×3, 2×3까지. 어떤 크기를 어디에 놓으면 좋을지 하나씩 그려 보며 스터디했어요.

이케아 수납가구 ‘칼락스’ 모듈 스터디. ©제이엘건축사사무소
이케아 수납가구 ‘칼락스’ 모듈 스터디. ©제이엘건축사사무소

Chapter 4.
3×4와 3×2, 두 모듈을 조합했어요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3×4 모듈과 3×2 모듈을 조합해서 경사진 다락에 적용했어요. 가구를 공간에 맞추는 게 아니라, 모듈을 조합해서 공간에 맞춰 가는 방식이에요.

3×4 모듈과 3×2 모듈을 조합해 경사진 천장 아래에 배치하는 개념도. ©제이엘건축사사무소
3×4 모듈과 3×2 모듈을 조합해 경사진 천장 아래에 배치하는 개념도. ©제이엘건축사사무소

다락은 높은 곳과 낮은 곳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높은 공간에는 큰 모듈(3×4)을, 낮은 공간에는 작은 모듈(3×2)을 넣어서 각각의 자리를 수납으로 활용했어요.

높은 공간에는 큰 모듈, 낮은 공간에는 작은 모듈을 배치한 내부전개도. 출처: 제이엘건축사사무소 ‘루체테’ 내부전개도
높은 공간에는 큰 모듈, 낮은 공간에는 작은 모듈을 배치한 내부전개도. 출처: 제이엘건축사사무소 ‘루체테’ 내부전개도

Chapter 5.
맞춤가구가 아닌 모듈 가구를 고른 이유

경사진 공간을 전부 맞춤 제작하면 공간에 꼭 맞는 가구를 만들 수 있어요. 그런데 이번 공간에서는 다른 방법을 고민해 봤어요. 필요한 수납은 확보하면서, 제작 비용은 줄이고, 필요에 따라 구성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이요.

그 결과가 기성 모듈을 활용해 공간에 맞게 조합하는 방법이었어요. 모듈이라서 나중에 살림이 바뀌면 배치도 함께 바꿔 볼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J의 생각
모든 공간에 맞춤가구가 필요한 건 아니에요

첫 질문을 다시 떠올려 볼게요. 경사진 다락,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제 생각은 이래요. 이미 만들어진 모듈을 공간의 조건에 맞게 조합하는 것만으로도 버려지는 공간은 줄고, 수납은 늘고, 공간이 할 수 있는 일도 넓어진다고요. 가구는 공간의 제약을 푸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어요.

노란 모듈 수납 계단과 그 위를 오르는 아이. ©제이엘건축사사무소
노란 모듈 수납 계단과 그 위를 오르는 아이. ©제이엘건축사사무소

경사진 다락에 수납을 계획할 때는 이 세 가지를 꼭 체크해보세요.

  1. 천장이 높은 곳과 낮은 곳의 높이를 나누어 확인했는가
  2. 서로 다른 크기의 기성 모듈을 조합해 보았는가
  3. 살림이 바뀌어도 구성을 다시 바꿀 수 있는가

이 세 가지를 살펴보셨다면, 비워 두었던 다락이 든든한 수납공간이 될 가능성이 커요.

아는 만큼 보이는 집 이야기, 다음 글에서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