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하나를 길게 늘이면, 방마다 저마다의 마당이 생긴다

이동훈
2026.09.30

마당 있는 집을 지어도, 정작 쓰는 사람은 그 집에서 하나뿐인 경우가 많아요. 거실에서만 보이고, 나머지 방에서는 그저 담장 너머 풍경일 뿐이죠.

도심 속 단독주택에서 모든 방이 저마다의 마당을 갖는 방법이 궁금한 분이라면 끝까지 읽어 보세요.

아산 자유채는 마당 하나를 가로로 길게 늘여서, 식당도 거실도 안방도 각자의 몫을 갖게 만든 집이에요.

가로로 긴 마당을 가진 아산 자유채
가로로 긴 연결된 마당으로 모든 방에 마당을 만들어준 아산 자유채.
©제이엘건축사사무소, 아산 자유채

실제 사용을 많이 하는 마당은 어떤 마당일까?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프라이버시가 보호되면서 각실마다 작지만 각자의 풍경을 가진 집을 만들었어요.

제이엘건축사사무소, JL ARCHITECTS 「아산 자유채」 편

Chapter 1.
처마 하나로 비도 해도 피할 수 있는 식당 마당

크기보다 중요한 건 적절한 풍경이 펼쳐지고, 다양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 마당이에요. 처마를 길게 빼고 툇마루를 두면, 비 오는 날에도 해가 뜨거운 날에도 편하게 나갈 수 있어요.

건축주님들의 피드백을 들어보면 전망 좋고 탁 트인 곳도 좋지만, 한쪽 벽은 안전하게 막힌 ‘ㄷ자 모양’ 공간을 더 자주 쓴다고 하세요. 가로로 길게 뻗으면서도 오목하게 들어온 중정을 만든 이유예요.

처마와 툇마루가 있는 식당의 마당
처마와 툇마루로 날씨와 상관없이 쓸 수 있는 식당의 마당.
©제이엘건축사사무소, 아산 자유채
ㄷ자 모양으로 오목하게 들어온 식당의 마당
한쪽 벽이 막혀 안전한 ㄷ자 모양의 식당 마당.
©제이엘건축사사무소, 아산 자유채

Chapter 2.
중정과 마당, 두 면을 다 가진 거실

예산을 들였는데 한쪽 실에서만 보인다면 아쉽잖아요. 그래서 거실은 중정과 긴 마당, 두 면을 모두 접하게 해주었어요.

중정과 마당 두 면을 접한 거실
중정과 긴 마당, 두 개의 풍경을 함께 가진 거실.
©제이엘건축사사무소, 아산 자유채

Chapter 3.
사선가벽이 다시 등장하는 곳, 안방

가장 프라이버시가 지켜져야 할 공간인 안방은 지난 글에서 소개해 드린 ‘사선가벽’으로 집이 보호해준다는 느낌을 한 번 더 강조해 준 공간이에요.

거실까지 길게 이어진 마당이라, 중정을 거쳐 집 전체를 산책하듯 걸을 수 있어요.

사선가벽이 보호해주는 안방의 마당
사선가벽이 한 번 더 지켜주는 안방의 마당.
©제이엘건축사사무소, 아산 자유채

L의 생각
마당은 한 실이 아니라, 집 전체가 나눠 가져야 해요

프라이버시를 잘 보호해주는 형태를 고안하고, 각 실마다 작지만 이어진 마당을 만들어주었어요. 도심지의 한정된 대지 조건에서, 각 실마다 골고루 마당을 나눠주는 저희 나름의 해법이었어요.

마당과 실의 접점을 늘려주는 배치 다이어그램
식당, 안방, 거실, 방 — 마당과 실의 접점을 늘려주는 배치.
©제이엘건축사사무소, 아산 자유채

예산을 들여 만든 마당이 한 사람, 한 공간에게만 보인다면 그건 반쪽짜리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마당을 그리기 전에, 그 마당을 집 안 어느 방에서 볼 수 있는지부터 먼저 세어봐요.

마당 있는 집을 계획할 때 확인해 볼 3가지

  1. 마당과 접하는 실이 하나뿐인지, 여러 실에 나눠져 있는지 확인했나요?
  2. 처마나 툇마루처럼 날씨와 상관없이 마당을 쓸 수 있는 장치를 반영했나요?
  3. 가장 프라이버시가 필요한 실이 마당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도면에서 확인했나요?

마당은 크기보다, 몇 개의 방이 그 마당을 나눠 갖는지가 더 중요해요.

방마다 여백을 남겨주는 가로로 긴 마당
방마다 조금의 여백을 남겨주는, 가로로 긴 마당이 있는 집.
©제이엘건축사사무소, 아산 자유채

아는 만큼 보이는 집 이야기, 다음 글에서 또 만나요.